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어제의 면접, 오늘의 기다림

by 델몬트고모 2023. 6. 2.
728x90

시간 많습니다. 하루에 돈벌이 일 2개를 해도 여유가 있습니다. 오후 1시부터 일을 시작하니 오전은 온전히 자유롭습니다.

지난 달부터 여기저기 아파 오전에는 병원을 가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기 위한 면접으로 온전히 자유롭지는 못했습니다.

아프니 그만큼 기운도 의욕도 없어 늦잠을 잤습니다. 밤  10시에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꼭 뭔가를 먹었습니다. 항생제 때문인지 약을 먹고 나면 온몸이 가라앉는 느낌과 구토가 유발되는 경우가 있어 일을 다 마치고 집에 와서 복용했습니다. 약을 먹기 위해 뭔가를 먹었다는 건 핑계고 일 끝내고 집에 돌아와 꼭 뭔가를 먹어야 하는 일종의 야식증후군입니다.

고치고 싶으나 매번 인생 뭐있나, 먹는 것마저 참아야 하나 하며 먹습니다. 먹는 건 막을 수 없어 가능하면 몸에 좋은 것을 먹으려 합니다. 그래봤자 야식이지만, 과자 대신 당근과 토마토를 먹습니다. 뭐 정신줄 놓고 새우깡에, 도넛을 먹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스트레스가 심한 것 같다며 마음 편히 살라길래 끌리는대로 먹었습니다. 새우깡, 떡, 케익. 낮에 먹어도 헉하게 하는 탄수화물과 당 폭탄을 야밤에  배에 집어 넣는 건 자살 행위지만 참으로 이상하게 두드러기도 사라지고 낭종 크기도 줄었습니다. 영양학적으로는 좋은 음식이 아니지만 제게는 심리적으로 좋은 음식이었나 봅니다.  그러나 매일 먹다가는 결국 제 몸을 망칠 것이 분명하기에 먹지 않아야죠.

계획은 오전에는 병원 가고 오후에 일하러 가는 것이어습니다. 그런데 비가 올 것 같은 날씨, 어제 잠실과 삼청동을 오가며  면접을 2번이나 봤더니 피곤합니다. 따뜻한 라떼 그리고 스콘이 간절합니다.

스콘도 칼로리가 높고 몸에 좋을 것은 없으나 커피와 함께 먹으면 천국입니다. 스콘 안 먹은지 3개월 넘었고 어제 면접 2번 보느라 고생한 나를 위해 선물하는 마음으로 허용.

얼마전 국민은행 어플에서 대출한도 조회 이벤트로 받은 스타벅스 기프티콘도 있으니 딱이죠.

책도 읽고 싶으니 병원 대신 스타벅스로 갑니다. 가는 길 중간에 도서관에 들려 책도 빌렸습니다.

나만의 아지트 같은 스타벅스 신세계타임스퀘어점. 제가 늘 앉는 자리도 비었습니다. 여기는 매장이 백화점 1층. 사람들이 잘 모르는 위치라 한산하고 통창이라 멍 때리고 창밖 구경하거나 뭔가 하기 좋습니다. 게다가 라떼를 제대로 만들어 여기를 오면 약간의 행복감을 느낍니다.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봤을 때,  나는 나를 용서하기로 했다로 읽었는데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네요.

시간적 여유가 많음에도 유튜브나 보고 티브 채널이나 돌리며 발전없는 삶을 살고 있는 제 자신에게 실망한 나머지 책 제목을 자의적으로 읽어버렸나 봅니다.

면접, 참으로 많이 봅니다. 항상 일자리를 찾는 N잡러 일개미로서 면접이 일상이라 긴장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면접을 보기 위해 포기할 일과 이로 인한 돈벌이 기회 상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며 느껴야하는 짜증이 싫습니다.

또한 면접을 보며 반복되는 저의 부족함과 커리어적으로 발전 없음을 느끼며 반성합니다. 부족한 걸 알면서도 ,  뭘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됩니다. 그래서 책과 친해지려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유튜브에 현혹되지 말고 책을 통해 배워야 할 때입니다.

면접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불합격이어도 속은 쓰리나 아쉽지는 않습니다. 전 솔직했고 당당했으니까요.삼성물산과 청와대라는 이름 있는 조직, 그곳의 사람들에게 꿀리지 않고 그들의 질문과 우려에 저는 부끄러워하지않고 그렇다고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했습니다.

조직에 필요한 사람을 고르기 위해 그들이 제게 질문을 하고 관찰하듯이 저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무엇보다 나 자신을 살리며 커리어와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조직인지 살펴봅니다. 갑이 아닌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관계지만 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제게 능력과 자질이 있다는 걸 안다면 절 선택할 것이고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면접결과가 나와 마음정리를 하거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을 세우거나 하는 결정을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