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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bucks 머니벅스, 돈 좋아하는 인간

슬기로운 소비생활, 현대아울렛 동대문, 0원 꽈베기 아메리카노

by 델몬트고모 2023.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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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현대아울렛 동대문까지, 2시간 40분 걸었다.
오로지 공짜 꽈베기와 아메리카노를 먹기 위해.
사실 최초의 목적은 이것이 아니었다.
돈 벌러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늦었다. 많이 늦었다.
늦어서 죄송하다는 소리도 하기 싫고, 첫날부터 싫은 소리 듣기는 더 싫다. 괜히 하다가 그만두는니 시작을 말자.  이왕 걸은 거, 한강 건넜으니 동대문이나 가자.

현대아울렛 동대문, 지난 달부터 꽈베기 먹으라고 공짜 쿠폰이 몇 번 왔는데 그거 먹자고 버스비 써가며 움직이고 싶지는 않아 가지 않았다.

한강 다리 하나 건넜으니 반은 왔다 싶었는데 1시간 40분 더 걸었다.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2시간 40분 걸었다. 날도 더웠다. 사람도 많았다. 꽃도 피고 행사도 많고 그걸 구경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꽈베기가 목적이었지만 물이 간절했다. 현대아울렛 동대문 도착하자마자 정수기를 찾아 텀블러에 물을 담아 쭉 들이켰다.

지하 2층 원더스트, 꽈베기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 무료 쿠폰에 직원은 불친절로 응대. 나말고도 같은 메뉴 주문해서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빨리 먹고 집에 가고 싶었다.

꽈베기는 공짜라는게 미안하게, 직원의 불친절이 용서가 되는 맛이었다. 쫄깃하고 고소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시원해서, 꽈베기와 잘 어울려서 용서되는 수준. 돈 주고 사먹지는 않을.

일회용컵에 담아줘도 다들 한 자리 차지하고 마시길래 나도 잠시 앉았다가 꽈베기 후딱 먹고 일어났다. 2시간 40분 걸어와 지쳐 뭘 할 생각이 없었고 다시 걸어가야 하니 꽈베기와 커피로 충전한 기운이 남아 있을 때 떠나야 한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3만보 가까이 걸었다. 씻고 칭따오 무알콜 레몬 맥주 2캔에 오다리 씹으며 널부러져 있다.

공짜 꽈베기 먹으러 이렇게까지 하지 말자하며 걸었지만 원더스트 유기농 설탕 꽈베기는 다시 먹고 싶다.

슬기롭지 않지만 어쨌든 0원이다. 내돈 하나도 안 쓴 슬기로운? 소비생활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