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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bucks 머니벅스, 돈 좋아하는 인간

샤넬 대신 대출 완제, 이후 질병 투쟁 중

by 델몬트고모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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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생일 기념으로 샤넬 가방 대신 대출을 갚았다. 일부가 아닌 완제. 23살부터 줄곧 죽기 전에 샤넬 가방은 메고 죽자고 했건만 20년이 지나도 메지 못하고 있다.

살 수 있다. 샤넬 가방. 저축보험 1550만 원. 중도 해지하면 1%의 이자도 못 받지만 원금과 0.1%의 이자는 받을 수 있는 상황.

작년에 멀티잡으로 4천만 원 넘게 저금했고 5050만 원이 은행에 있었다. 어찌될 지 몰라 3개월 단위로 정기예금을 들어두었다. 만기가 남았지만 중도 해지해도 손해는 없는 상황.

1억8천으로 시작한, 3년 전 부동산담보대출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기간을 줬던 2년전 1억 500만 원을 상환하고 7500만 원이 남아 있었다.

1억 500만 원을 중도 상환 후, 주가는 급락했고 대출금리는 급상했다. 3%대가 5%대가 되니 대출원금은 줄었음에도 매월 내야할 이자는 비슷했다.

9월이면 3년의 대출기간이 종료 될 부동산담보대출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상환능력을 어필해야 한다. 대출에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신용도보다 상환능력임을 은행 콜센터 대출 부서에서 일하며 뼈저리게 느꼈다.

상환능력, 사업소득보다는 근로소득이 인정받는다. 즉 4대보험 되는 직장에서 고정된 급여를 오랫동안 받을 수록 대출에 유리하다. 급여가 많은 것보다 장기간 한 직장에 다닐수록 대출에 유리하다.

그런데 나는 그렇지 않다. 3년 전 대출을 받았을 때 4대 보험 가입된 직장에서 2년 넘게 일하고 있어 문제없이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나는 직장이 없다. 일은 하고 있지만  4대 보험 가입 직장이 없다. 대출 갱신에 불리하다. 갱신되어도 금리는 오를게 분명하다.

대출 받을 때 단군 이래 최저 금리였다. 영원한 것은 없는데 6개월 변동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중도 상환 후 1억의 여유 자금이 있었고 예금금리에 한 숨만 나왔다.

대출금리가 낮은 만큼 예금금리도 마찬가지. 여유 자금으로 남은 대출을 갚고도 남음에도  주식을 선택했다.

상장폐지의 기로에서 1년간 거래정지를 반복하던 흥아해운이 거래가 재개되며 급상. 60%  이상의 수익률을 맛 본 나는 겉잡을 수 없이 주식에 빠졌다.

800만 원으로 샀던 흥아해운이 60% 이상 급상 후 500만 원에 가까운 이익과 800만 원의 돈도 찾게 되니 눈에 별이 왔다갔다.

800만 원이 아닌 8000만 원이었다면 1억 넘는 돈을 갖게 되고 이걸로 대출도 다 갚을 수 있다는 상상은 결국 1년간 잠재되어 있던 나의 투자(또는 투기일 수도) 본능을 깨웠다.

13000원대에 진입한 씨아이에스가 18000원대까지 오르는 걸 보며 추가 매수. 여기까지는 좋았다. 이후 2만원대로 진입했으니. 19000원대에 매도. 여기까지도 좋았는데 결국 2만 원대에 또 매수해 지금까지 마음 고생,몸고생 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지난 4월, 결국 나는 샤넬 가방 1개도 못 사고 손해 보지 않은 나의 보험과 예금을 찾아 남은 대출금 7500만 원을 중도 상환하며 완제했다.

완제 영수증을 받으니 감정이 복잡미묘했다.밤잠 설쳐가며 일하는데도 아직까지도 샤넬 가방도 못 사는 나와 1억 8천의 대출금을 2년 7개월에 다 갚은 나 사이에서 안쓰러움과 자랑스러움이 왔다갔다 했다.

대출 완제 후 근저당설정 말소까지 혼자서 하며 법무비용을 아꼈다.

그렇게 4월을 대출 완제와 말소처리로 몸과 마음 다 신경 쓴 후유증인지 현재까지 여러 병원을 다니고 있다. 한 곳만 아파도 돈 나갈 생각에 정신이 피폐해지는데 여러 곳이 말썽이다. 항생제 진통제 수액까지 맞았다.



많이 지쳤나 보다. 이번주는 저녁 학원 알바 외엔 일을 하고 있지 않다. 아픈 거 외엔 생각이 없다.

오늘은 다시 기운내려 진료 마치고 스벅 와서 라떼 마시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이틀 전,  진료 받은 병원에서 검사결과 이상 있으니 오늘 내원하라고. 한숨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