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일을 끝내고 심야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최겸, 다이어트 과학자'의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저의 몸과 마음을 제 자신보다 잘 아는 것은 어쩌면 유튜브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관련 영상이 나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게요.
평일에 3가지을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참을 수 없는 식욕이 저를 잠식합니다. 야식을 막기 위해, 미리 저녁도 챙겨먹고, 먹고 싶어 환장할 것 같은 과자와 초코렛을 신발장에 숨겨두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정신줄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 한 달은 미쳤다 싶을 정도로 먹었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말이죠. 하나만 먹어야지 했던 과자와 초코렛은 어느새 산을 이룰정도로 포장용지가 쌓여있고, 신발장에 숨겨둔 것까지 샅샅이 찾아 다 먹고 잠들었습니다. 될대로 되라 하면서 말이죠.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끝내 저는 야식과 폭식의 늪으로 빠졌습니다. 평소에는 여유가 있던 바지가 버거워지고, 그로 인한 짜증과 우울로 막 살았습니다. 다행히도 일은 하러 갔습니다. 출근할 때는 잘 씻고 나갔지만, 일을 마치고 새벽 1시 이후 집에 들어올 때는 오로지 먹는 생각만 했습니다. 씻지도 않고 오로지 먹을 것. 안 먹으면 미칠 것 같은 강한 욕구.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이제 집에 숨겨둔 과자와 초코렛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니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내가 내 몸에 뭔 짓을 한 것인가? 일년동안 먹지도 않던 라면까지 먹고, 내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하며 생각해봤습니다. 진짜로 배고픈 순간도 있었지만, 가짜 배고픔에 더 쉽게 굴복하고 폭식으로 이어진 이유가 뭘까?
걱정 해소. 세 놓은 전세 기간을 연장해 목돈이 나갈 걱정이, 그리고 기간 연장을 하지 않고 나가는 월세 세입자를 다시 구해 경제적으로 큰 돈이 들어갈 부분이 해결되었다는 안도감이 저로 하여금 그간 먹지 못했던, 아니 적당히 참고 적당히 먹었던 길티 플레져, 과자와 초코렛에 대한 경계를 스스로 허물었던 것이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아침 청소알바로 시작해 평일 주간과 야간 일, 주말에도 일한다는 자기 위안. 여러 가지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건 하나의 일만 하지만 나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일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며, 못났지만 어쩔 수 없어요)에 지쳐서 정신줄을 놓지 않았나 싶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기운은 나지 않고 마음은 허한 상황이 지속되니 몸이 좋지 않은 것은 자명한 일. 먹으면 바로 피로해지고 그러다보니 바로 잠드는 상황. 당뇨에 걸리면 어쩌나 걱정되기에 이르니 귀신같이 유튜브가 관련 영상을 보여주며 정신차리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그리고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님의 유튜브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충격의 여파로 어제 야식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영상 보다가 5시에 잠들었지만요. 최겸님이 잠이 운동, 먹는 것보다 중요한 우선 순위라고 했거늘. 그런데 3시간밖에 자지 못했음에도 우울감은 사라졌고 매일 느껴졌던 두통도 사라졌습니다.
제가 본 최겸님의 영상은 기름과 지방에 과한 이야기였는데, 제가 그간 폭풍처럼 흡입하던 과자와 초코렛에 팜유가 많이 들어있고, 먹어서는 안 되는 식물성 기름 중 하나가 팜유라는 것.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하고, 몸이 건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그토록 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에게 피해주지 않기의 기본이거늘. 제 스스로 학대를 한 것입니다. 먹고 살자고 한 행동들이 결국에는 저를 죽여가고 있었고 몸이 신호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팜유, 경화유, 카놀라유, 포도씨유 등 식물성 기름과 마가린, 쇼트닝. 몸에 나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겸 다이어트 과학자이 논리적 설명에 충격받았습니다. 또한 그간 제가 믿고 있던 불포화지방은 좋고, 포화지방은 나쁘다는 생각도 틀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한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몸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 나쁜 기름을 먹고 그것이 지방과 콜레스트롤의 순기능을 저해한다는 사실에 경악. 과자와 초코렛에 대한 애정과 식욕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동물성 기름이 나쁘다는 잘못된 생각. 오히려 동물성 기름을 주로 먹는 아프리카의 마사이족에는 비만이 없고 다들 늘씬한 체형을 유지한다는 사례에 식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내 몸이 엉망이 되고 결국에는 나 자신을 돌볼 자유와 의지를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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