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용산역 근처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아이파크몰을 자주 갔습니다. 지하에 이마트도 있고, 유니클로 같은 저렴한 브랜드부터 자라와 에이치엠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 서점, 영화관, 다양한 식음료 브랜드가 다 한 곳에 있어 몰링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용산이라는 지역적 특성(외국 회사와 미군 부대가 있어 외국인이 내국인만큼 많은) 때문인지 쉽게 접할 수 없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로운 것을 접하고 보는 재미로 자주 갔습니다.(왜 제가 마음에 드는 것은 고가인지 살 수는 없어요)
여기에 아이파크몰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하면 무료 음료 쿠폰이 2장이 매달 나오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용산아이파크몰에는 신세계나 롯데처럼 멤버스바는 없습니다. 그래서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아메리카노 쿠폰을 줬습니다.
1층에 있는 '아방+ '라는 카페에서 이용할 수 있었고, 무료라 별 기대 안 하고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제가 먹어본 아메리카노 중에 베스트일 정도로 괜찮아서 놀랐습니다. 저는 라떼성애자인데, 더운 여름에 집에서 몰까지 걸어오느라 힘들었는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목이나 축이면 되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나서 든 생각이 '아메리카노가 이렇게 고소할 수가' ,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었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쓴지만 알아서 사약 같아 노땡큐. 그러나 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고, 라떼만큼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아메리카노를 주는 카페를 매달 2번 내 돈 하나 안 들이고 이용할 수 있으니 당연히 아이파크몰은 저의 방앗간, 참새가 자주 가는 방앗간이 되었죠.
그러나 눈에서 멀어지면? 아니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기 마련 아니지 않습니까? 이사를 가고 나서는 안 가게 되었고, 앱도 이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문자가 왔습니다. 용산아이파크몰 7000 포인트를 준다는. 광고겠지 하고 자세히 읽어보니 아무 조건 없이 준다는 겁니다. 대신 앱에서만 확인 가능하고 포인트 사용이 가능하니 다시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 하니 정말로 7000 포인트가 있어서 놀랍고 설레이기까지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라떼와 빵을 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브랜드마다 가격이 다르겠지만, 많고 많은 카페 중 7000 포인트 못 쓰겠습니까? 그런데 모든 매장에서 포인트 사용이 되는 것은 아니라 설레임이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앱에서 매장 검색하고 매장별 상세 페이지 들어가면 포인트 적립과 사용 여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모든 매장에서 포인트 사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앱에서 확인 가능하니 일일이 물어보거나 포인트 사용 안 되서 난감할 일은 없을 것 같아 좋았습니다.
포인트 사용 가능한 매장, 카페 몇 곳에 대한 메뉴와 가격을 확인했습니다. 네이버 들어가면 다 나옵니다. 그 중 팔공티라는 매장이 7000 포인트로 라떼와 빵을 사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라떼가 3000원, 시나몬롤이 3200원. 이거 다 결제해도 800 포인트가 남네 하며 잠 들었습니다. 빨리 내일이 되야 먹으러 갈 수 있으니 잠도 잘 왔습니다.
드디어 용산아이파크몰. 지하1층으로 향했습니다. 팔공티가 그곳에 있습니다. 매장에 손님도 없고 앉는 자리도 잘 되어 있어 첫인상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떼를 주문하고 디저트가 진열되어 있는 쇼케이스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있어야 할, 아니 꼭 있기를 바랬던 시나몬롤이 없습니다. 마카롱과 대만 샌드위치 몇 개만이 있는 겁니다. 둘 다 모두 저의 최악 아니 아예 먹지 않는 음식이라 직원에게 이게 다 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해당 매장의 네이버 메뉴가 과대했던 것인지(시나몬롤 등 좀 더 많은 빵 종류가 나와 있는데 실상은 아니네요)
시나몬롤 오랜만에 먹을 생각에 설레임과 식욕에 배가 너무 고파 이대로는 나갈 수 없어 라떼 하나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쿠키가 있는 걸 발견해 건포도쿠키 3개도 주문했습니다. 모두 합쳐 6600원. 저는 카드도, 현금도 없지만 먹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7000 포인트가 있으니까요^^
시나몬롤은 없었지만 라떼는 괜찮았습니다. 우선 양이 많아요. 그냥 일반컵이 아니라 수프볼 크기의 큰 컵에 가득 담아 줍니다. 그리거 우유 거품 없이 제대로 라떼를 만들어주니 아쉬움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제 돈 하나 들이지 않고 이렇게 일용할 양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만족스럽죠.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제가 포인트 사용하면서 다른 것은 자기 돈을 쓰길 바라며 7000 포인트를 줬겠죠? 그런데 저 머니벅스는 그런 기대는 무시하는 사람입니다.
용산아이파크몰의 이런 혜택이 모든 회원에게 주어지는지 아니면 저처럼 1년 이상 방문이나 앱을 이용하지 않는 회원에게만 포인트를 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어차피 앱 설치하고 회원 가입한다고 돈 들거나 힘든 노동력들 제공하는 것도 아니니 한 번 해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추운데 어디 멀리 가시지 마시고 따뜻한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공짜 커피 마시며 마음도 따듯해 보아요.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난방비 폭탄 맞아서 혹은 저처럼 폭탄 피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노력하는 자에게 하늘이 내린, 아이파크몰이 준 선물로 오늘 하루도 잘 버텨봅니다.
'moneybucks 머니벅스, 돈 좋아하는 인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칸타모바일패널, 일상의 기록이 돈이 된다! (0) | 2023.02.09 |
---|---|
슬기로운 소비생활, 위메프 2만 포인트, 몰랐다가 알아서 다행이다 (0) | 2023.02.08 |
네이버페이로 슬기로운 소비생활, 포인트 충전하기 (1) | 2023.02.02 |
알바는 아니지만, 화장품 공짜에 돈도 버는 임상실험 (0) | 2023.02.02 |
8개월간 3300만 원 모았지만, 정신적으로 빈곤한 나 (2) | 2023.01.09 |